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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도

터미네이터 원 2008. 12. 11. 16:28

한 해를 보내며

또 한 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로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게 해주십시오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하며
나의 마음을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도록 해주십시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한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 날이여’

올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자비로우신 주님과 성모님의 축복을
두손모아 진심으로 빌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