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 낡아 오래되면 아예 줄을 죄 풀어서 새 줄로 다시 매야 옳다. 늘어지던 소리가 찰지게 되고, 흐트러진 음이 제 자리를 찾는다. 이것이 해현갱장(解弦更張)이다. '한서' "동궁서전"에 나온다. 한나라는 진나라를 이었다. 하지만 진나라의 제도와 마인드로는 나라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방법이 없었다. 그는 옛 제도로 새 나라의 질서를 바로잡으려는 것은 끓는 물로 뜨거운 물을 식히고, 섶을 안고 불을 끄겠다는 격이라고 했다. 거문고 줄이 영 안 맞으면 줄을 풀어 다시 매는 것이 옳다. (141p)
무더운 여름입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몸도 마음도 풀어지기 쉬운 요즘입니다.
해현갱장(解弦更張). 거문고의 줄을 풀어서 다시 팽팽하게 맨다는 뜻입니다. 반대의 의미는 교주고슬(膠柱鼓瑟)입니다. 줄이 잘 맞아있을 때 아교로 붙여서 그 상태로 계속 유지해보겠다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한자들은 아교 교, 기둥 주, 북 고, 거문고 슬이지요. 아교로 고정시켜 기대대로 최적의 상태가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면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자연 아교로 붙여 놓은 거문고 줄은 변형이 되고, 제 음을 낼 수 없게 됩니다. 훌륭한 연주를 하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무더운 날씨처럼 기업도 개인도 나라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거문고 줄을 풀어 다시 팽팽하게 매고 초심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교주고슬(膠柱鼓瑟)이 아니라 해현갱장(解弦更張)을 기억해야겠습니다.